사찰순례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센치허스키 2012. 10. 26. 17:47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이글을 몇달전에 친구 선옥이가 문자를 보내왔기에

뜻 해석을 한참 알아봤었는데

우연히 또 접하게 되어 그 글을 옮긴다.

 

-축서사 무여스님께서 말씀하신 '절에서 생활하기' 라는 글-

 

절은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는 곳입니다.

세속의 복잡한 물결에 휩쓸리다 보면,

어느새 나를 잃어버리고 그냥 세속의 법칙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게 됩니다.

그러면 남의 집 머슴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나를 다시 찾고 싶거든 절집으로 오세요. 그

리고 절에 올 땐 일체의 잡스러운 생각을 철저히 버리십시오.

무엇을 하겠다, 얼마를 벌겠다, 누구를 이기겠다 같은 생각들을 모두 놔두고 그냥 빈 마음으로 오세요.

그리고 절의 단순한 생활에 푹 잠겨보세요.

새벽예불에 암송하는 불경들은 하나도 몰라도 됩니다.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서 집중하세요.

그러다 보면 나를 도로 찾고,

마음의 진정한 평화를 얻게 될 겁니다.

내가 누군지를 제대로 안다면,

임제록의 말씀처럼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즉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이 되어,

서 있는 그 자리가 모두 진실할 수 있는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봉황산 부석사

 

 

 

 

 

월출산 무위사

 

 

 

 

 

조계산 선암사

 

 

 

 

 

 

 

탄공대선사 벽사서

 

 

 

 

 

 

 

 

 

 

 

 

 

 

 

 

 

 

 

 

 

 

 

 

 

 

 

 

 

 

 

 

 

 

朝花夕拾(조화석습)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魯迅)의 글 중

 

 

가지에 붙은 것만

꽃이라 부를 것이냐

 

이미 땅에 내린 것도

그 이름 다름 없거늘 

 

두어라

서두를 것 없다

 

아침에 떨어진 꽃

어스름 저녁 되어

주워 올리네

 

중국 작가 루쉰의 잠언집「朝花夕拾」에는 또  이런 내용이 있다.

알아도 군데군데 모르는 척 하세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상대방의 말 가운데 군데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척 해야 합니다.

 

너무 모르면 업신여기게 되고

너무 잘 알면 미워합니다.

군데군데 모르는 정도가 서로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적절한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교훈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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