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과대평가된 맛없는집

센치허스키 2012. 9. 12. 11:24

 

[대전][원미면옥] 유성의 유명 냉면집

2012년 8월 24일 오전 12:40공개조회수 7058 7

이어지는 대전의 식당 이야기입니다.

대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냉면집이랍니다. 이끌려 온 것이라 사전지식도 없고 선입견도 없는..




동구 비룡동에 본점이 있고 여기는 유성 분점.




식사시간을 빗겨가고 비가 와서인지 텅.




오래되었다는 증거 처럼 낡은 사진 복사본이 한 장 걸려 있군요.




53년에 문을 열었다는데, 원래는 면옥이 아닌 냉면이라는 상호였군요. 식당 이름 뒤에 [옥]자가 붙는 것은 일본식이죠.





실속 세트로 골랐습니다.




엄선하여 정성껏 빚으셨다니 만두에 기대를 않을 수가 없죠.




그렇게 나온 만두. 세트의 구성품이라서 세개입니다.




크기는 제법 됩니다. 만두피는 보기보다 두꺼운(사실 두껍다는 표현을 쓸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편이고 찔깃합니다.기계로 만든 공장제 만두피라서 그럴 듯.





엄선된 재료라는게 당면을 말하는가 보군요. 정성은 어느 부분을 말하는지 모르겠고..





물냉과 비냉 동시 입장.




독특한 모양새죠. 꾸미 푸짐히 얹기로 유명한 진주냉면들도 이 정도 양의 계란은 아니었을 듯.




짙은 국물색과 함께 면발의 색과 질감이 시선을 끌죠. 흡사 공장제 가짜칡냉면 내지는 가짜도토리냉면스러운..




면발에 뭘 넣었기에  저런 색이 날까요.
칡향 도토리향 따위는 전혀 느껴지질 않는 것으로 봐서 색소의 힘일 듯.
뭐 칡냉면으로 유명하다는 집들 거의 다가 마찬가지로 색소로만 그 색을 내고 있지만 말이죠.




이 집 냉면을 두고 지역분들은 '닭냉면'이라고도 부릅니다. 닭고기로 낸 국물에 말아낸다는 의미에서죠. 그래서인지 닭고기 몇 조각이 보입니다.




면발은 짐작과 거의 차이가 없는 맛에다가 질감입니다. 이런 식감에 품질이면 직접 자가제면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하군요. 공장제 건면으로도 그리 어렵잖게 구현이 가능할 듯.



국물맛은...


닭으로만 다 냈다고 하기에는 매우 강한 감칠맛이 입안을 휘몰아 치더군요.

옆의 일행은 '분말 라면스프를 풀어넣은 듯한 느낌'이라고 까지 표현을 하시던데..

국물을 들이키고 나서 맹물로 가글을 해도 혀뿌리 부분에 강하게 남은 특유의 잔존감은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메뉴판의 가격이 5천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야~, 유명냉면집으로서는 참 착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맛을 보고 나니 그 정도 가격의 그 정도 맛을 내는 듯 해서 착하다는 생각 까지는 들지 않습니다.

일행 중 한 분은 시장 좌판에서 말아주는 냉면이 비슷한 맛에 더 싸다'고  까지 하시던데 그 좌판집을 제가 가 보질 않아서 뭐라 말씀 드릴 수는 없고...



이번엔 비냉 차례.




양념이 덜 숙성되어서인지 아님 원래 이런 스타일인지는 몰라도 날날한 고춧가루 특유의 향이 확 풍겨나는군요. 맛도 그렇고.




대답을 뭐라고 드려야 할지...



다녀 와서 검색을 해 보니, 대전분들로 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유명 식당인가 보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멀리 타지서 일부러 찾아가서는 흡사 성지순례를 마친 순례자 처럼 감격의 시식기를 올려놓은 블로거들도 적잖히 보이고 말이죠.


하지만, 제 입맛이 미천해서인지 저는 그런 감동의 순간을 맛 볼 수 없어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런 분들이 부럽지 않을 수가 없군요. 같은 돈 내고 남들은 죄다 느끼는 희열을 저만 빼 먹었으니 이거 전혀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극단적으로 이 집이 맛 없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 취향과 철저히 동떨어진 결과일 뿐이리라 믿어 봅니다.



그냥 분점을 가 본 것으로 만족하며 여생을 보내렵니다. 감히 본점 까지 진출해 볼 용기를 내기에는 저는 새가슴;;;




대전시 유성구 구암동 614-14   (042-223-1189)